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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대전시, "오피스텔" 대신 "주상복합건물" 짓게 해달라 요구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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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7월 02일 09:44 대전=허재구 기자 |
| 대전시, "오피스텔" 대신 "주상복합건물" 짓게 해달라 요구에 "난감" |
업체측 "불법도 아닌데 특혜시비 운운은 미리 설정된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것" 반박
 대전 도안 2단계 사업의 중심상권인 2-9지구 개발에 참여한 한 시행업체가 최근 대전시에 당초 계획된 업무용 오피스텔 대신 1600여세대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할 수 있도록 도시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하면서 시가 고심에 빠졌다. 관련 업계와 시민사회단체도 업체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며 시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2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유성구 용계동 산 7번지 일원에서 도안 2-9지구(33·34블록)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R 시행사가 당초 계획했던 1406세대의 오피스텔 대신 주상복합아파트(1684세대)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내용의 도시개발계획 변경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곳은 소규모 컨벤션 시설과 업무시설, 업무용 오피스텔 등을 지을 수 있는 중심상업지역으로 지구단위계획상 주상복합을 포함한 공동주택 건설은 시의 허가를 거쳐야 한다. 공동주택 입주 후 중심상업지역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도시개발이 진행 중에 지구단위계획을 바꾸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유성구 복용동, 용계동, 학하동과 서구 관저동, 도안동 일원 300만여㎡ 면적에 1만7632세대, 4만3023명을 수용하는 대전 도안2단계 개발계획은 총 11개 지구 구역을 지정해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미 십수 년 전 공동주택지구와 중심상업지구를 나눠 종합적인 개발계획 수립이 끝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구단위계획 변경 시 학교·교통·환경 인프라 추가 확충 등 전체적인 도시계획을 추가 검토해야 하는 과제가 발생하고 변경 이후 도안 지구 내 다른 곳에서도 유사한 내용으로 변경을 요구하면 거부할 근거가 없어져 특혜시비마저 불거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도시개발 전문가는 "이번 건을 포함해 어떤 건이든 업체의 요청으로 당초 계획을 변경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 며 "도시개발변경이 불법은 아니지만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고민 없이 업체의 요청을 수용한다면 도시계획의 근간을 흔들고 심각한 형평성 논란, 도시 기능 저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도 "중심상업지구인 33~38블럭 전체가 아닌 2-9지구(33블럭, 34블럭)만 변경을 한다면 특혜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기업에만 이익이 가는 과도한 '행정 특혜'가 되지 않도록 그 결과를 지켜 보고 면면히 따져 본 뒤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최근과 같은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대형마트 등 중심상업 기능을 유치하고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조정안이 검토돼야 해당 지구의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R사측 관계자는 "주상복합건물 건축은 분양성만 조금 좋을 뿐 건축비나 분양가가 당초 계획된 업무용 오피스텔 건축과 비슷비슷한데 이번 변경 요청건을 두고 마치 사업자가 큰 이익을 가지고 가는 것처럼 보고 있어 안타깝다" 며 "특히 도시개발계획 변경은 언제든 상황에 따라 제안할 수 있는 사항이어서 불법도 아닌데 특혜시비 운운하는 것은 미리 설정된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사업자는 상가를 줄여야 이익인데 주상복합은 오히려 늘리는 것이어서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최근과 같은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 해당지구의 개발에 속도를 내려면 오히려 시가 활성화 방안을 (사업자에게) 역제안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점을 고려해 심도 있게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도안 2-9지구 도시개발계획 변경안은 관계기관이 참석하는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세밀히 심사 후 8월 중 허용여부를 결정, 통보할 예정" 이라며 "많은 의견을 듣고 심의해 논쟁을 만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재구 기자 hery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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